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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야기/데일리

기회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는 또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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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 Marvin Meyer

- 오늘은 일터가 바뀌었다. 우리의 노~사장님께서 금일은 타 사업체에 가서 일손을 도우라며 나를 출장에 보낸 것. 평소 일면식이 있고 함께 협동해서 일해본 팀이라 큰 거부감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충실한 직원 된 도리로 타업체에서 망신살 이를 할 수는 없는 법. 우리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지 않도록 이른 새벽에 일어나 잠실 현장으로 출동했다. 약속시간보다 5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지난 주말까지 연장 3일을 쉬다가 월요일 드센 현장에서 일을 했더니 온 몸이 나른하다. 차 안에서 잠시 쪽잠을 청한다.

 

 

- 잠실에 있는 장미아파트 꽃의 이름을 딴 아파트답게 한강뷰가 끝내주는 내부 구조를 자랑했다. 79년도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엄청 넓었다. 오래되었어도 이름값은 하는구나. 하지만 인연이 안 닿았는지 이번 현장은 캔슬되었다. 의뢰 주와 현장이 너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친절했다. 현장을 포기하고 바로 다음 현장으로 넘어갔다. 

 

 

- 새로 도착한 현장은 안양시의 어느 도로변에 위치한 상가건물이다. 음.. 일이 아주 쉽게 끝날 거 같다. 하지만 예측은 금물 이랬던가. 쉬운 현장은 없다. 그래 보이는 현장만 있을 뿐. 불찰이다. 젠장..

 

 

- 함께 일하는 친구 중에 우즈베키스탄에서 건너온 외국인 친구분이 있다. 이름은 "노마"다. 노마 골드 할 때 그 노마가 맞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서툰 한국말 때문에 평소 긴 대화를 이어나간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둘이 붙어 다닐 일이 많아서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이와 가족 이야기 그리고 한국생활 등에 대해서.. 낯선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내게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특히나 타국에서 건너온 분들은 더욱더 그렇다. 역시나 결론은 사람은 다 비슷한 존재 구나였다. 하하

 

 

-  3시도 안돼서 일이 마무리되었다. 이게 웬걸 오늘 저녁 8시에 약속이 있어서 늦게 끝나면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는데 쉽게 해결되었다. 덕분에 운동도 일찍 다녀오고 집에서 여유롭게 "체인지 그라운드 - 싱큐 베이션 10기 OT"를 기다렸다.

 

 

- 온라인 미팅이 시작되기 전 할머니의 안 좋은 소식이 들린다. 오늘 병원을 다녀오셨는데 초기 치매 증세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다. 아..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미팅이 시작되기 전에 기분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는 찾아올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을 겪게 되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가족분들도 마찬가지겠지.. 나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깊은 고민에 잠긴다.

 

 

- 할머니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뒤로하고 8시에 있을 체인지 그라운드 온라인 OT에 참여했다. 유튜브 영상에서나 잠시 스쳐보던 분들이 진행을 해주시니 조금 흥분되면서도 진행이 됨에 따라 점차 나도 차분해졌다. 간략한 체인지그라운드 소개와 공지사항 등 그리고 Q&A까지 평소 많이 경험했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며칠 전에 "무플방지위원회"라는 조장 선발이 있었는데 일하느라 공지를 늦게 보았다. 아직 인원은 차있지 않은 상태 긴박한 시간 속에서 순간 망설였다. 그리고 이내 몇 초도 안돼서 그 기회는 날아갔다. 공지가 게시된 지 얼마 안돼서 바로 마감이 되어버리니 허탈했다. 그 아주 작은 망설임의 순간이 조금의 후회로 남았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속으로 생각하고 단념했다. 

 

 

그런데 오늘 OT가 끝나고 조장 자리에 공석이 생겼다. 생각 없이 단톡 방을 보고 있던 나는 뜻밖의 변수에 순간 또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바로 답변을 달았다. 내가 한번 해보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얻어낼 수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결정했다. 그리고 후회는 없다. 이왕 작정하고 모임에 참여한 거 더 독하게 해 보자는 마음이다.

 

미팅이 끝나고 때늦은 샤워를 하면서 잘해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생각해보았다. 생각보다 과거에 비슷한 경험들이 많았다는 것을 적게나마 운영해보았던 독서모임부터 대학교를 다니며 작성한 리포트와 과대표 생활 등등.. 당시에는 너무 서툴고 힘들었던 그 경험들이 바로 그 한순간의 결정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서툴러도 꾸준히 노력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보려 한다. 얍..!

 

 

기회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는 또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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