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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야기/데일리

17일 부터 오늘까지 있었던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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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 일기

- 몸이 너무 안좋아서 하루일과를 뺐다. 온전히 자기 책임으로 일을 하고 말고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 오후에 컨디션이 어느정도 회복되서 편안하게 누워있었다.

- 저녁에 급하게 외주로 일거리가 들어왔다. 

 

# 오늘 꼭 해야할 일

- 푹 쉬기. 

- 컨디션 회복하기

 

 

 

 

1. 피곤하다. 몸이 너무 다운되서 집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 이맘때즘이면 날이 풀리지 않을까? 원래 이랬을까? 입추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너무 더운 것을 보면 날씨가 정말 달라지기는 했나보다. 빨리 더위가 물러갔으면 좋겠다.

 

2. 일복이 있는건지..

- 잘 쉬고 있다가 갑자기 긴급건으로 외주를 다녀왔다. 간단한거라고 얘기해서 다녀왔는데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1시간 예상하던 일이 3시간 이상이 걸렸다. 후아.. 

 

 

 

# 유튜브 / 팟캐스트 / 독서

 

 

 

# 저녁 감사 일기

- 오후 늦게 일하면서 흠뻑 땀흘리고 왔다. 저조했던 컨디션이 같이 날라간 느낌이랄까..

- 하루종일 굶다가 저녁이 첫끼다. 힘빼고 왔더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

- 피곤해도 일하고 와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는 마음이 든다.

 

# 17일 부터 오늘까지 

 

[17일]

- 할머니 일이 있고나서부터 계속 집중이 안된다. 오늘도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18일]

- 하루 휴가를 내고 친구가 하는 사업장에 1일 근로를 하러왔다. 내부 철거를 하는 일인데 4층 높이의 학교 건물 내부 바닥재를 철거하고 정리하는 일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옛날 건물이라서 중노동의 일이 될 거 같다. 엄청 힘들거라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일하다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재미있다고 해야하는건지.. 아무튼 당일치기로 함께 일하게된 외국인 근로자 두 분과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두 곳에서 오신 분들인데 나이는 얼추 나의 아버지뻘 되어 보이신다. 둘 중 한 분이 한국말을 잘 하셔서 일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에서 아직까지도 인상깊은 질문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왜 TV에서 보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나요?"

 

처음에 이 얘기를 듣고 무슨 말인가 싶어서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했다. 말인 즉은 이랬다. 버스나 지하철같은 공공장소에서 젊은 사람들이 노약자석이나 임산부석이 앉아 있으면 눈을 질끔 감거나 눈치를 보다가 양보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TV에서는 온 국민이 잘 양보할 것처럼 광고하면서 정작 현실에서는 왜 그렇지 못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을 받는 순간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민인 나조차도 이 외국인 근로자의 질문에 어느정도 수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끌기 전에 이런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나조차도 그런적이 있었기 때문에 질문을 듣자마자 내심 찔리기 시작했다. 답변을 어떻게 해야할까? 

 

"모두가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외국인 근로자의 질문이 생각보다 예리했다. 추가적으로 들어오는 질문들이 내가 쉽게 답변을 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나는 미국과 유럽쪽에서도 일을 했었는데, 그런 나라들은 다문화 국적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주의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느정도 수긍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도 단일민족의 뿌리를 갖고 있지 않은가?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가르치지 않는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현실과 TV의 모습에서 괴리가 발생하는가?"

 

이 추가적인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나의 생각을 털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엄청난 문명의 발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면이 비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어디까지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이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답변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당신이 던진 질문에 어느정도 근사값에 다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가족문화와 과거의 가족문화가 다르다고 말한다면 어느정도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전 세계의 국가들이 겪고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같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당신이 보고 있는 이 괴리감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저는 이런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을 겪고 선진국들의 원조를 받으며 지금의 큰 성장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을 갖게 되었죠.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경쟁이 심한 나라이며 부끄럽지만 자살율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지닌 국가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TV에서 보는 것과 같이 행동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런 단편적인 답변이 당신에게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더 깊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TV에서 광고하는 것만으로 지금의 젊은 청년들이 보여주는 이기적인 모습은 어쩌면 문화적인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가족문화는 점점 혼자 살아가는 솔로족들의 문화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문화가 보여주는 관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과거에 대한민국의 가족문화는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만큼 위아래로 예절과 범절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상황을 맞딱드릴 경우가 많았죠. 집 안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고 그 아래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 누나와 같은 가족과 가족들이 대가족을 이루는 것이지요. 지금처럼 TV에서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그런 문화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제공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단일민족의 힘을 엿볼 수 있었던 시기였죠.

 

하지만 국가는 점점 발전해야 했습니다. 대가족을 이루던 무리들은 점점 각자의 살길을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국가가 발전하고 성장함에 따라 가족들의 구성원는 점차 효율성을 띄기 위한 모습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90년대 즘에는 4인가족이 주를 이루는 문화가 형성되었을테죠. 

 

현시점으로 돌아와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지금은 과거때보다도 더욱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족구성 단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좀 전에 설명했듯이 대가족의 구성원들끼리 공유할 수 있었던 예절과 범절에 대한 환경들은 현대에 들어서면서 점점 퇴색되고 사라졌겠죠. 하지만 당신이 질문했듯이 아직까지도 과거와 같이 학교에서는 예절과 범절을 가르칩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환경은 사라졌으니 TV에서 보이는 그런 모습과의 괴리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인 저조차도 당신에게 이런 답변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IT강국의 나라, 단일민족의 나라, 한류 문화의 선두주자 등등 외국인 친구들이 보기에는 정말 대단하고 멋있는 나라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저는 혹은 우리들은 자살율 1위의 나라, 집한채 구하기 힘든 나라, 점점 개인주의가 심해지는 나라와 같은 타이틀이 현실과 함께 살아갑니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이런 답변을 하면서 저도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게도 이런 질문들이 오고갑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답변을 끝으로 외국인 친구는 나에게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눈빛과 표정에서도 어느정도 수긍을 했다는 신호가 보였다. 일과시간이 끝나고 나는 아버지뻘의 외국인 친구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고 웃으며 다음에 또 보자고 작별인사를 건냈다. 

 

이 날 나는 집에 돌아와서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 이런 질문을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 친구들에게 듣고 적잖히 충격을 먹었던 것이다. 나는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좋지만 동시에 이런 각박한 세상속에서 숨을 쉬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외국인 친구들에게는 그럴싸한 답변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합리화에 불과한 것은 아닐지 생각이 들었다.

 

국가의 발전에 따른 문화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변해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변화 어쩌면 이런 변화들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내들의 관점에도 큰 영향을 끼친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과연 이게 올바른 방향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말이다.

 

 

[19일]

- 요즘 계속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힘들고 피곤해도 어찌어찌 하루 일과를 마쳤지만 집에 돌아와서 무기력해지곤 한다.

저녁 늦게 최지훈 대표님과 앞으로 쓸 책에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게 컨셉잡기인데 솔직히 이 컨셉이라는 것이 아직 잘 감이 안잡힌다. 현재 종사하는 마루직을 이용해서 컨셉을 잡아보는 것도 이야기에 나왔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뭔가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서 다른 아이디어들도 고민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숲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상상한다. 이런 컨셉이 어떨까하는 생각이든다.

 

[20일]

- 결국 몸이 안좋아서 하루 쉬게 되었다. 오후까지 늦잠을 자다가 뒤늦게 일어났는데 갑자기 긴급건으로 외주를 뛰어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길음동까지 다녀왔다. 간단한 업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 되어서 온몸에 힘을 다 빼고 왔다. 하루종일 식사도 못했는데 집에와서 밖에서 추어탕 한그릇 뚝딱하고 왔다. 피곤하다. 미루고 안쓴 저녁일기들을 한꺼번에 쓰느라 정신도 없다. 18일날 있었던 외국인근로자와 친구들과의 대화를 주로 삼고 이번 20일 저녁루틴을 마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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