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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야기/데일리

내 인생에 시계 바늘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체인지 라이프 6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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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지금 이 순간 감사한 일

- 아침에 일어나 '공복감'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한 때 공복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소화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비어있는 것, 여유로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작게나마 깨달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이 공복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 늦잠을 자고 또 시간에 쫓기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루틴의 압박에서 벗어난 제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고, 또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 매일 아침 식사를 챙겨주시는 할머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바쁘고 지칠 때는 종종 아침을 거르고 가는데 그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그럼에도 매번 아침식사를 챙겨주시는 제 친할머니가 너무나 존경스럽고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더 좋은 하루를 보내는 방법

-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기. 하늘을 올려다보면 내 마음도 시원하게 뚫리는 거 같습니다.

- 월요일을 '파이팅'하며 시작하기. 뭐든지 기합은 중요하다..!

- 찬 물로 세수하기. 날이 더워져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찬 물로 씻는다는 것은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만드는 하루의 시작이기도 하다..!

 

# 나를 위한 오늘의 한 마디

-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1. 오전 

- 광교에 있는 현장으로 8시 30분까지 출근 완료. 이 현장은 솔직히 답이 없는 현장이다.. 처음부터 너무 꼬일 데로 꼬여서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데 상당한 수고와 시간이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우리 팀도 이 현장을 손절하려고 준비 중에 있어서 적당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안타깝다.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건물을 지어 판매를 하고 수익만 챙기고 사후 관리는 제대로 안 해주는.. 이 현장뿐만이 아니라 다른 아파트들도 비슷한 현장들이 많기에.. 내가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면 '삼성'이 아닌 그 외에 아파트 브랜드들은 눈길이 가지 않을 거 같다. '삼성'이 예외인 이유는 이들이 생각보다 다른 건설사에 비해서 원리원칙을 그리고 과정을 잘 지킨다는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대기업으로서 명맥을 유지해 나가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처음 체감했었다.

 

2. 오후 

- 마루 A/S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손이 안 가는 작업이 있는데 바로 '들뜸'을 처리하는 작업이다. 이 현장은 들뜸이 엄청나게 많다. 어마 무시하다. 오늘도 한 두 집 정도 들뜸 작업을 했는데 이 작업만 하면 진이 빠진다. 하하. 오후에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제법 더워졌다. 아직은 바람이 선선한데 지금 이 날씨가 활동 하기에 일을 하기에 딱 좋은 날씨인 거 같다. 여름이 오는 것이 두렵다. ㅠ

 

 

 

#유튜브 / 팟캐스트 / 독서

이경제 원장의 웃음폭탄 결혼토크! 화병 잡는 특급 솔루션도 알려드려요! - MK 미장원

정말 배꼽 빠지도록 웃으면서 봤다. 결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현실적인 대화를 웃으며 할 수 있다니 겪어본 자들의 여유일까 지옥을 맛본 자의 애환일까 무엇이 되었던 즐겁게 시청할 수 있어서 좋았다.

 

30대 초반 아직 결혼이라는 것에 크게 생각이 없는 내게 이 영상이 공감이 되는 이유가 뭘까? ㅋㅋㅋ 나도 참 별종인 거 같다.

 

 

아침에 유튜브를 보면서 "결혼과 연애"라는 주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30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요즘 주변에서 "여자 안 만나냐 결혼 생각은 없냐"라는 등등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과거에는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스트레스받고 어쩔 줄 몰랐는데 요즘에는 이런 질문들조차 아무렇지 않을 만큼 초연해졌다.

 

반년 전 헤어진 전 여자 친구를 마지막으로 나는 연애에 큰 욕심이 사라진 상태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지금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인생에 굴곡이 많았던 만큼 내 연애 곡선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물론 가슴 아픈 이별을 맞이하는 연인이 어디 나 하나뿐이랴.. 그렇지만 정말 충격적인 이별도 또 가슴 애끓는 사랑도 겪어봤던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연애 곡선은 지금의 내게 좋은 사람을 만나야 된다는 압박감이나 결혼에 대한 미련 같은 것들을 떨쳐버리는데 큰 촉매제가 되어주었던 거 같다.

 

더불어 나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연애를 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한몫을 한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점점 알아갈수록 정말 "개인주의"성향이 짙다는 것을 매 순간마다 확인하고 검증하게 된다. 사실 애니어그램 검사를 하면서도 강사님께 가장 먼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저는 어떤 여자를 만나야 할까요? 제 개인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게 힘들어요. 제게는 저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라고 질문하고 싶었다. 스스로 답을 얻어서 결국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요즘에는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만 만들 수 있다면 조성할 수 있다면 굳이 결혼이라는 것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결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공존한다. 다소 이중성을 보이지만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라 요즘 세대의 친구들은 특히나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로족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내게는 결혼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물론 경험자들에게 나는 결혼을 경험해보지 않은 풋내 나는 애송이에 불과하겠지만 내게도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들이 있다. 내게는 고모가 세 분이 있는데 세 사람 모두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다. 큰 고모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불임판정을 받고 한동안 힘들어하다가 결국 마음을 놓고 부부끼리 행복하게 살고 있다. 둘째 고모는 애초에 비혼 주의자였는데 어쩌다 괜찮은 이모부와 눈이 맞아서 결혼을 했고 현재는 자체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으로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셋째 고모는 전형적인 한국인 부부로 아이 둘에 맞벌이를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 셋에 라이프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점은 모두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는 게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고 결국 그들만의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셋의 결혼 생활을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주 소통하는 편이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렴풋이 보고 배운 것들이 많았다. 배운 것이 많았던 이유는 사실 세 분의 고모 위에 그러니깐 유일한 아들이자 장남인 나의 아버지가 있는데, 스무 살 초반에 나의 어머니와 결혼을 했고 현시점으로는 결과적으로 이혼을 한 상태이다. 어릴 적 나는 나름 가정불화를 겪어서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했기에 사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아니 많은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동생들인 세 고모들의 삶을 보면서 한 때는 저렇게 나도 살고 싶기도 했었고, 또 어느 때는 저렇게 살기 싫다고 단정 짓기도 했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모두가 자신들만의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는 결혼 생활을 보고 있다 보니 결혼이라는 것에 정답이 없다는 생각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결혼이 행복하지 않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하는 이런 이분법적인 태도가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부모님이 실패한 결혼 생활을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와는 왕래가 없지만 자주 만나는 어머니는 나름 혼자서 열심히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고 또 그런 삶을 보다 보니 "저런 삶도 삶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단지 현재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삶이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길이 될지 그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는 것뿐. 그렇기에 내 삶을 타인의 삶에 맞추어 나의 시곗바늘을 억지로 돌리는 게 아닌 나만의 시곗바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초침을 바라보는 것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자 가치관이다.

 

이렇게 길게 글을 쓰면서도 "내게 맞는 사람 어디 없을까?"생각을 하는 이중적인 나란 놈의 6월의 첫 월요일 밤이 짙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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