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 어머니와 함께하지 못해서 지난 주말 시간을 내어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함께 보고 왔습니다. 제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는터라 뮤지컬 자체로서도 제게는 큰 기대를 품어주었지만 극의 주제가 실존 했었던 음악가이자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를 재해석하여 다룬 작품이다보니 더욱 기대를 품고 관람을 하였습니다. 정작 어버이 날 선물을 받으신 어머니는 선택권이 없었네요. ^^;
[ Tip ]
- 대학로 거리가 워낙 극장이 많다보니 예스24의 건물이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 초행길이시라면 길을 헤멜 수 있으니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도착하시는게 어떨까요?
- 주차는 마땅히 할 곳이 없었습니다. 자차를 끌고간 저는 근처에 보이는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골목에는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ㅠㅠ
좌석은 F열 12와 13을 배정 받았습니다. 맨 앞자리는 아니었지만 중앙 자리에 배치 받아서 스테이지 전체를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는 좌석이었습니다. 딱 위에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요.
[ Tip ]
- 좌석은 지정좌석이 아닌 선착순 자동배정입니다!
- 조금 어정쩡한 좌석을 배치 받아도 안심하세요. 사이즈가 큰 무대가 아니라 소극장만한 크기의 무대이다보니 어느 자리에서 보더라도 배우들과 오케스트라를 감상하기에 나쁘지 않다는 것!
- 건물 크기가 작아서인지 화장실이 생각보다 협소합니다. 여성분들은 상당한 웨이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ㅠㅠ
제가 관람한 무대의 배역 캐스팅은 라흐마니노프 역에 박규원씨가 니콜라이 달 박사역에 임병근씨가 맡았습니다. 어머니가 박규원씨는 아이돌같이 예쁘다고 좋아하셨네요. ㅎㅎ 임병근씨는 좀 더 남자다운 인상을 지닌 미남이셨습니다.
두 사람의 무대에서 보여주는 케미는 정말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꾸밈을 가장한 말이 아니라 박규원씨의 미성의 목소리와 묵직한 베이스 톤으로 받아치는 임병근씨와의 하모니는 연극을 관람하는 내내 듣기 싫거나 껄끄러운 면 하나 없이 무대를 장악하기에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혹시나 관람하시려는 분들께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실화를 재해석한 이 작품의 연출과 스토리라인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이상의 결과물들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저 위에 두 사람이 악수를 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소름이 돋았습니다. 악수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의 의미가 단순하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유도 했었기 때문이죠.
뮤지컬의 제목이 "라흐마니노프"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지만 사실 이 뮤지컬의 핵심은 라흐마니노프와 니콜라이 달 박사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욕심과 상처를 직면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더 나아가 서로의 가치를 알아가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극중 박규원씨와 임병근씨의 열연은 10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순삭 당하는 마법을 보여줍니다. 두 분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극을 관람하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가희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연극에 몰입하여 어머니 몰래 눈물까지 훔쳤습니다. 하하 두 사람의 가창력과 케미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제게 큰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습니다.
이 무대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할 점은 무대 뒤에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입니다. 특히 피아니스트 분의 연주 실력이 어마어마해서 관람하는 내내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연극의 스토리라인뿐만 아니라 최상의 음악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뮤지컬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기자분들의 열연도 감명 깊었지만 동시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극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핵심 포인트였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음악만 듣고 와도 비싸게 주고 구입한 티켓값을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즐거운 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코로나로 뮤지컬을 보러가는데 조금은 걱정이 되었는데 걱정따위는 전혀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숨막히는 무대를 보고왔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저 무대를 보고온 느낌적인 느낌만 후기로 남겨봅니다. 세부 내용은 티켓팅 사이트에도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한동안은 문화생활 안 즐겨도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