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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야기/데일리

주체성이란 어떻게 형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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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감사 일기

-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낸 한 주 어느새 토요일이다. 어제 많은 일이 있어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집에 귀가 할 수 있었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말짱한 정신을 가지고 일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 평택으로 가는 길이다. 운전대를 잡고 주말에 내린다는 비소식에 대한 경각심으로 안전운전을 했다. 출근 길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예상보다 빨리 도착 할 수 있었다.

- 평택 현장에 매니저는 내가 여태 이 일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중 가장 친절하다. 좋은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일 할 수 있어서 오늘 아침은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

 

# 오늘 꼭 해야할 일

- 독서, 강의, 라디오 무엇이 되었든 세상에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 넣자. 단 한 줄, 한 컷, 1분이라도.

- 사업 고민을 상담하고 싶다는 동생과의 오후 약속이 있다. 늦지 않게 미리 약속 장소에 나가자.

- 어제 늦은 귀가로 못쓴 저녁 루틴도 함께 기록하자. 꼭.

 

 

 

1.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순간순간 깨닫는다.

- 건설 기술자와 건설 CS매니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서로 앙숙이 될 수도 또는 최고의 파트가 될 수도 있다. 서로가 각자 소속 되어있는 직군과 업체가 다르기 때문에 조금의 배려와 소통이 부족하다면 고객이 던져준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이즈가 생기기 마련이다. 

 

2. 퇴원하신 할머니가 걱정되서 달려온 큰 고모를 보면서

- 최근 뇌염으로 의심되어 중환자실까지 다녀오신 할머니가 걱정되어 불이나케 달려온 큰 고모를 보면서 또 다른 고모들과 친척분들을 보면서 "이게 진짜 가족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도 어느 순간 이런 날이 찾아오겠지. 그 때 나는 나의 부모님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지금의 가족들을 보면서 본받고 미래를 그려본다.

 

 

 

# 유튜브 / 팟캐스트 / 독서

팟캐스트에서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채널을 자주 찾아 듣는다. 유튜브에서도 삼프로라는 이진우를 포함한 세 명의 MC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세계 경제를 짚어주는 것이 재미있다. 진행을 맡은 멤버들 중에서 이진우 MC의 진행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닮고 싶은 스타일이다. 토론을 한다면 진행자로서 흘러가는 내용들을 짚어주고 요약하고 정리해주는 모습이 내가 원하는 이상향과 많이 닮아 있다. 경제 정보와 지식을 듣기 위해 찾는 채널들이지만 동시에 MC의 탁월한 진행 능력을 탐구하는 시간이기도하다. 

 

 

# 저녁 감사 일기

- 요리를 배우겠다고 재입학 했던 대학에서 과대표를 할 때 만났던 당시 나의 오른팔. 학교 동창이면서 늦게 입학했던 나와 형, 동생하며 친구처럼 함께 알고 지낸지 벌써 7년째.. 이렇게 시간을 되짚어 보니 함께 소통하며 지내온 시간이 적지 않다. 좋은 벗을 곁에 둘 수 있어서 감사한 밤이다.

- 큰 고모네가 집에 와준 덕분에 밖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크게 신경 안쓰고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어제와 오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잦았다. 내게 얽매어 있었던 짐들과 트라우마들이 하나 둘 해소 되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 할 수 있는 날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 나를 위한 오늘의 한 마디

 

[금요일 저녁 어제 밤에 엄마와 함께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 깨달은 것들에 대하여 정리하다.]

 

아침 일찍 엄마에게서 이력서를 인터넷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엄마는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이 본인에게는 굉장히 낯설고 용기를 내야 하는 도전적인 일이다. 퇴근 후 저녁 늦게 피곤함을 무릎쓰고 따로 살고 있는 엄마네 집으로 찾아갔다.

 

처음에는 도와달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해결 해주고 일찍 집으로 귀가해서 내일 하루를 준비할 생각이었다. 저녁 늦게라도 컴퓨터를 붙잡고 저녁루틴도 작성할 생각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내 계획과는 다르게 장장 5시간이 넘는 시간을 엄마와 대화를 하는데 쏟고 왔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는데.. 사실상 주고 받았다기보다 내가 엄마에게 공유하고 싶었던 알려주고 싶었던 지식들과 서로에 대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쳤던 일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자리였다.

 

대화 핵심 주제는 이랬다.

 

"주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바뀌지 않는 상황과 환경에 대한 탓을 하지말고 내가 먼저 바뀌겠다고 선택한다면 정말로 세상은 달라지는가?."

 

나는 엄마에게 내가 실제로 이를 실천하면서 정말로 세상이 달려졌다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뻔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가능한 것이라고 말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항상 엄마가 달라지기를 변해주기를 원했다. 지금의 부정적인 환경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책임지고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이는 사실 모든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항상 내가 먼저 바뀌기를 시도하기보다 상대방이 먼저 바뀌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탓하기 바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나의 이런 태도와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같은 방식으로는 더이상 지금의 삶을 개선하기도 주체적으로 나아가기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먼저 변하기를 시도하지 않고 있음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상대방이 달리지기를 기대하기보다 내 스스로를 먼저 바꿔보자고, 이 말고 달리 선택지가 있을까? "정신이상: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입장에서 놓고 보았을 때 나는 정신병자임이 분명했다.

 

이후로 정신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과 경험을 통해서 깨닫게 된 몇 가지 진리들이 있다. 

 

첫 번째 인간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과거에는 이를 증명해줄 객관적 근거들이 많이 부족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생물학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들이 증명 되었다. "뇌의 가소성"과 같은 것들 말이다. 여러 요소들을 제외하고 단순히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내적/외적 성장에 있어서 만큼은 인간은 그 어떤 생물들 보다도 평등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다양성은 실패할 확률을 줄여주는 동시에 성공할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는 촉매제이다. 즉 달리말해 인간의 삶은 확률 게임과 같다.  한 가지 예로 정신질환 범주로 심각한 만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이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은 단 한 가지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정신과 약만 먹으면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를 더욱 효과적이고 빠르게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크다. 하지만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운동, 음악, 관계, 약물, 상담 등등 이 다양한 방법들을 하나 둘 전략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한다면 우울증을 개선하는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정신질환이라는 범주 내에서만 적용할게 아니라 삶이라는 큰 범주에 다양성이라는 촉매제를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다양한 인간관계와 다양한 지식 그리고 다양한 삶들에 대한 이해는 한 사람을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성장 시킬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 된다.

 

나는 종종 한 가지 방법이나 해결책을 바라며 그것에 기대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곤 한다.  

 

"삶을 도박처럼 살지 말아라." 

 

세 번째 생각의 차이가 운명을 결정한다. "현재의 나는 내 생각의 소산이다"라는 석가의 가르침이 있다. 사람은 행동을 하기전 생각이라는 것을 먼저 한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행동들이 결정되고 그러한 결정들이 나를 통제하는 습관으로 자리잡힌다. 이 과정들이 가져오는 결과물이 현재의 "나"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며 살면 되겠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의 생각으로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해결책에 불과하다. 과거를 무시하고 현재부터 이를 바로 잡으려는 생각은 과거의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이 된다. 나를 부정한 상태로 현재를 바꾸는 것은 스스로를 거스르고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

 

생각의 차이가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은 현재부터가 아닌 과거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말과 같다. 

 

 

나는 이 세 가지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면서 실제로 내 삶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진리들을 기본값으로 받아들일 때 주체적인 삶을 살기위한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장, 다양성, 관점 이 3가지 기본값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서로 맞물려 하나를 이룬다. 여기까지 성장한 존재는 이후 이를 의심하고 믿는 과정을 끊임 없이 반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들을 하나 둘 모아간다. 그리고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다른 존재들에게도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단계에 접어든다.

 

엄마와 함께 새벽 2시까지 이런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눴다. 내가 5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확신을 가지고 이를 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로 내가 스스로 달라지기를 선택하고 변화된 모습을 통해서 엄마의 모습이 함께 변화하는 것을 직접 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이런 상식들을 내가 스스로 달라지기를 바라며 달려오는 과정 중에서 엄마와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이런 깨달음들을 알게 모르게 전달했었고 그 때의 과정과 노력들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라며 자신이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인지시켜주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세상에서 변하기 가장 불가능할 거 같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관점을 변화시켰다는 생각에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제 새벽 집으로 귀가하고 잠이 안왔다. 내가 글을 쓰게 된다면 책을 만들게 된다면 위에 나열한 과정들이 어떠한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뇌과학, 심리학, 철학, 인문학, 통계학, 논문 등등 이를 뒷받침 해주는 근거들을 쉽게 찾아내고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다르게 연구되어 가는 것들을 하나로 묶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야를 탐구하고 배우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원하는 대답을 이미 찾고 만들어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세상은 넓고 다양하니깐 말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고싶은 마음이다.

 

유튜버 신사임당이 채널을 통해 뱉었던 말 중 "단군이래 가장 돈벌기 좋은 시대"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이 같지만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단군이래 가장 성장하기 좋은 시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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